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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뮤지엄 1 전경 이미지

뮤지엄 1

MUSEUM 1

전통의 뿌리와 힘을 상징한 고고한 기하학

미술관 건축은 "과거에 종교 건축이 했던 역할, 즉 경건함과 숭고함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해 온 마리오 보타는 삼성미술관 Leeum의 MUSEUM 1에서도 그러한 자신의 건축 철학을 유감없이 형상화합니다.

MUSEUM 1은 남산의 경사면이 한강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미니멀 하면서도 둔중한 입체(직육면체, 콘)로 들어서 있습니다. 지극히 단순한 직육면체와 역원추형 형태는 마리오 보타 건축 디자인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남산을 호위하는 듯한 직육면체의 매스와, 남쪽 도로와 만나는 땅에 박힌 듯한 역원추형 매스는 서로 대비되면서도 단순한 볼륨의 조화를 이룹니다. 건물의 스카이라인은 중세의 성곽에서 유래한 요철의 형태[총안(銃眼, battlement)]로 처리했습니다. 이 옥상부에 배치된 나무들은 요새의 깃발을 연상시키며 역동적 뉘앙스를 자아냅니다. 성곽 도시라는 서울의 지리적 전통을 은유하는 이러한 요소는 렘 쿨하스 건축의 수평적 플랫폼(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과, 은둔자적 이미지를 주는 장 누벨의 육중한 매스(MUSEUM 2) 사이에서 단지 전체의 이미지를 주도합니다.

MUSEUM 1의 견고한 형태는 전통과 고미술품의 불변하는 가치를 수호하는 요새 또는 성(城)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흙과 불로 만들어진 외벽의 테라코타 벽돌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한국의 도자기를 상징합니다. 이러한 직설적 이고 기하학적인 형태와 고고한 느낌의 외벽은 전통의 뿌리와 힘을 느끼게 하면서 삼성미술관 Leeum의 전체적 인상을 강렬하게 만들어 줍니다.

건축가 - Mario Botta
대지면적 - 2,333㎡
연면적 - 9,850㎡
규모 - 지상 4층, 지하 3층

Architect Tour

건축재질

미묘한 음영과 부드러운 질감을 선사하는 테라코타 벽면

MUSEUM 1의 역원추형과 직육면체 두 매스(mass)는 수평 띠를 이루는 테라코타 벽돌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테라코타 벽돌, 자연 즉 흙(土)에서 유래한 외장 재료는 자연광 속에서 미묘한 음영을 드리웁니다.
이 타일과 빛이 만들어내는 색조의 부드러운 변화는 육중한 두 매스의 부담감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테라코타 벽돌은 MUSEUM 1의 전시품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도자기가 대지에서 왔음을 은유합니다.

로비

삼성미술관 Leeum의 심장, MUSEUM1의 로비

MUSEUM 1의 역원추형과 직육면체 두 매스(mass)는, MUSEUM 1의 역원추형 매스 부분 지하에 자리한 로비는 삼성미술관 Leeum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로비에서 MUSEUM 1, MUSEUM 2,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등으로 연결되며, 미술관의 모든 동선이 이 곳에서 시작하고 이 곳에서 마무리 됩니다.
로비는 렘 쿨하스의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건물 중간의 램프로 진입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램프 통로는 모든 관람자가 맨 처음 들어서는 삼성미술관 Leeum의 공공 출입구입니다.

로툰다

한 줄기 천창의 빛이 만드는 평온하고 신비한 공간

MUSEUM 1의 역원추형 매스는 '둥근 천창이 있는 원형 홀 공간(로툰다)'으로 지하의 로비에서 천창까지 뚫려 있습니다.
원형 보이드(void) 공간은 관람자에게 로비로부터 그 위의 상부 층들까지 한눈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원형 보이드 공간을 따라 돌아가는 계단은 4개 층에 걸쳐 있는 전시 공간으로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로툰다 상부의 천창은 부드러운 빛을 관람객들이 모이는 지하의 로비까지 전달하여 자연스럽게 내부 공간을 하나로 묶어 주는 기능을 하며, 전시 공간 간에 열린 공간을 제공합니다.
자연광이 은은하게 내려드는 로툰다 공간은 조명이 인공적으로 조절되는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전시공간

MUSEUM 1 특유의 두 개성적 형태를 반영한 전시 공간과 전시 케이스

MUSEUM 1의 전시 공간은 크게 직육면체의 전시 공간과 로툰다 둘레에 있는 원형 전시 공간으로 나누어지며, 전시 공간 내부는 기둥이 없도록 연출했습니다.
전시 케이스는 세계적 전시 케이스 제작사인 독일의 글라스바우한(Glasbau Hahn)사와의 협력으로 제작되었으며, 직육면체 전시장 벽면에 설치된 벽부장 유물 케이스(full-height fixed case)와 원형 전시장 공간에 배치된 정사각형의 독립장 케이스로 구분하여 디자인 하였습니다.
특히 원형 전시 공간의 독립 케이스는 천장에만 고정되어 유물이 마치 공간 속에 떠 있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안겨 줄 것입니다.

마리오 보타

Mario Botta

고전 건축에서 길어 올린 현대 건축 언어, 마리오 보타

마리오 보타 이미지

"누군가 도시를 지나다 신비한 모습에 이끌려 리움에 오겠지요."

visit web site

1943년 스위스 멘드리소-티치노에서 태어난 마리오 보타는 티치노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적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살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건축가입니다.

"건축은 모든 예술의 모체입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니스에서 건축을 공부한 후, 르 코르뷔지에와 루이스 칸의 설계사무소에서 경험을 쌓았고,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에게도 배웠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티치노의 중심 도시 루가노에 자신의 사무실(Mario Botta Architetto)을 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그가 설계한 티치노 지방의 건축물들은 세계적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그에게 수많은 수상의 기회와 명성을 안겨 주었습니다.

스위스 뇌샤텔의 뒤렌마트 기념관, 바젤의 장 팅겔리 미술관, 일본 도쿄의 와타 Leeum 미술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현대미술관(SFMOMA) 등 다수의 미술관을 설계한 바 있습니다.
1999년 보로미니 탄생 400주년을 기념하는 산 카를로 교회의 모델을 루가노 호수에 제작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마리오 보타의 건축은 유럽의 고전 건축, 특히 로마네스크 교회의 전통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그는 그 지역의 자연에서 얻은 소재, 돌이나 흙과 같은 변치 않는 재료, 그리고 빛이 주는 극적 효과를 건축물에 구현하는 데 관심을 둡니다. 그는 건축물을 통해 지역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견고한 중량감과 강렬한 기하학적 형태로 표현해 왔습니다.

다음과 같은 마리오 보타의 생각은 그가 왜 그다지도 진지하게 전통의 재해석과 건축의 숭고미에 대해 천착해 왔는지를 잘 알게 해 줍니다.

"좋은 건축은 우리에게 현대의 문제점을 일깨워주고, 현대가 진부한 시대로 전락하지 않도록 저항하게 하는 도구입니다. 건축은 인간을 훨씬 능가하는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시대 감성과 감수성의 척도이자, 동시에 과거를 증언하는, 흔치 않은 인간 행위입니다."

마리오 보타 인터뷰

건축가 인터뷰

마리오 보타 Mario Botta

이 건물은 도자기 미술관을 염두에 둔 공간입니다.
도자기 화병을 거대화한 듯한 신비한 형태를 만들고 싶었죠.
누군가 도시를 지나다가도 신비한 모습에 끌려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고 싶도록 하는 거죠.

선생님의 건축은 기하학적으로 독특한 형태와 벽돌과 같은 자연적인 소재의 사용으로 특징지어집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요.

순수 기하학은 간단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순한 형식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가 쉽습니다. 또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재료가 범세계적 이미지를 주는 것은 그것이 기하학적 차원이나 시간의 차원을 극복해서 모든 이에게 직접적으로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건축물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기하학의 기본에 속하는지, 자연적인 것인지, 인간과 공간이 원하는 것인지 등입니다. 벽돌이나 석재 같은 천연 재료를 사용한 건축물은 단순히 자연적인 것이나 기하학적인 것만이 아니라 인간과 공간이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이 형식과 재료에 가치를 주는 기반이 된다고 믿습니다.

MUSEUM 1의 디자인 컨셉트는 무엇인가요? 배치와 형태 그리고 빛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Leeum의 MUSEUM 1은 도자기 박물관을 염두에 둔 공간입니다.

처음 한국의 도자기를 보고 순수하면서도 현대적인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피카소 작품처럼 현대적 이미지를 풍겼어요.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는 신고전주의가 배어 있더군요. 신고전주의에는 고풍스러움이 가득하지요. 그 느낌이 전체 계획에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배치를 할 때에는 언덕 위의 건축이라는 사실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 건물을 상당히 폐쇄적인 형태로 만들어, 지면 아래에서 주요 활동이 일어남을 알리도록 했어요. 도자기 화병을 거대하게 만든 듯한 신비한 형태를 만들었지요. 누군가 도시를 지나가다 이 신비한 모습에 끌려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도록 말입니다. 위엔 나무를 심어서 깃발처럼 보이도록 했고요. 바람에 흔들려 빛에 반사되는 나뭇잎으로 시선을 끄는 겁니다. 빛은 공간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입니다. 저는 설계할 때 공간 내부에 자연의 빛을 이용하려고 노력합니다.
Leeum의 경우, MUSEUM 1 중앙에 렌즈의 초점과 같은 촉광을 넣었습니다. 박물관 중심의 지면과 하늘을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지요. 아주 강한 빛이 집중적으로 비칩니다. 방문객의 동선 공간에는 부드러운 빛이 비치고 전시된 작품에는 그보다 강한 빛이 비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군요. 이 박물관에 끌어들인 인간을 위한 자연이, 작품을 위해 끌어들인 빛과 조화를 이룬다고 말입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통해 MUSEUM 1의 전시 공간의 특성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미술관이나 박물관에는 공존해야 하는 두 개의 공간이 있습니다.

첫 번째 공간은 관객의 공간입니다. 관객 자신이 주인공이라 느끼고 공간의 위치와 빛, 동선을 인식하도록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작품이 주인공이 되는 공간입니다. 이 때는 건물은 사라지고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남기죠. 즉 하나는 인간을 위한 것으로 공동의 공간이고, 두 번째는 내면적이고 비밀스러운 곳으로 예술가가 관객에게 이야기하는 공간이지요. Leeum은 작지만 아주 귀중한 곳입니다.
우리는 작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관람하도록 했습니다. 관객의 눈과 작품 사이의 공간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전시될 작품과 관객들의 동선도 고려했습니다. 관객은 다른 공간으로도 움직이니까요. 관객들은 각각 다른 지점에서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시창은 지표로부터 이어져 작품 감상을 보다 쉽게 합니다. 또 모두 다른 각도와 위치에 설치돼 있어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보거나 읽게 되어 있지요.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교류의 장소이자 내면적인 공간입니다. 인간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가치와 메시지를 가지고 있어요. 인간에게 어떤 견해를 전달하는 신전이라고나 할까요. 박물관은 관객들을 일상적 생활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선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해 주지요.
또 박물관은 기도하는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Leeum은 제게 중요한 경험이었고 상당히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침묵, 평화, 평온의 순간을 찾아야 했으니까요. 현시대 도시의 혼란 속에서 말이죠.

Leeum의 성격을 서울이라는 도시적 맥락에서 접근한다면 어떤 설명이 가능할까요?

도시 공학은 인간의 생활이 보다 나아지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사회의 역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지요. 서울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한 도시입니다. 최근 30-40년의 흐름이 가장 잘 집약된 곳이죠. 긍정적 에너지는 물론, 모순점도 있을 겁니다.
전 서울의 긴장감과 강한 에너지에 놀라곤 합니다. 사람들이 모두 뛰어다니고 생기가 넘치는 거리와 공동체 환경이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그런데 Leeum이 위치한 언덕은 다른 지역과는 좀 다릅니다. MUSEUM 1 꼭대기의 스카이라인이 이를 말해 주는 신호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곳이 주거 환경이 아니라 미술관이나 일종의 공공 시설임을 표시하는 거지요. 형태도 특이해서 불가사의해 보이고요. 이 신호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어떤 신비로운 일이 생길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지요. 하지만 기본 형식은 땅 속에 들어 있습니다. 기하학적 압력의 중심이 지표 아래에 있습니다. Leeum의 지형학적 측면에서 보면 누벨이나 쿨하스의 미술관 경계 구조는 모두 문화 유산이 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것이 한국 역사의 문화적, 학술적 증언이 되리라 믿습니다.

선생님의 건축 철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철학은 결론을 내리기 상당히 어렵고 복잡한 부분인데요. 전, 건축은 시대의 증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축가의 의무는 반대 의견을 수용하면서 증언을 찾는 것이지요. 건축은 인류의 첫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생활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공간은 기계적이고 기능적인 것만으론 존재할 수 없지요.
상징적인 것, 은유적인 것, 추억과 같은 것들이 우리 시대에 맞아야 해요. 건축은 건축가 자신의 삶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차세대에겐 시대의 증언이 되는 것입니다. 건축은 미적이라기보다 철학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Leeum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도자기를 통해 인류를 표현한 작품들에 말이죠.
젊은이들이 Leeum에 찾아온다면 우린 성공한 거라고 봅니다.